고3이 되었고, 곧 BoB도 수료하고, 내년에는 대학을 가던지 취업을 하던지,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백수가 되던지

셋 중 하나를 하게 될 것이다.


한참 전부터 진로를 생각해서 여유롭게 준비하는 것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3학년이 되어서 생각해 보니 내 미래가 그렇게 밝아보이지도 않고, 원하는 대로 잘 굴러가지도 않을 것 같았다.


BoB에 집중한다는 핑계로 학교 공부를 반년정도 손에서 놔버린 덕분에 수학은 한참 밀려버렸고,

영어조차도 제대로 점수가 나오지 않고 성적이 확 떨어져버렸다.


2학년까지만 해도 대학보다는 취업이 좋겠다고, 취업하고 나서 나중에 대학에 가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진짜 무슨 최면에라도 걸린 것처럼 3학년이 되고, 

BoB 3차 교육과정을 들으면서,

OS 공부를 하면서,

Taint Analysis나 Fuzzing, 또는 다른 어려운 공부를 하면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을 계속해서 발견하게 되고, 더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을 강하게 갖게 되었다.


내가 이렇게 한참 모르고 있는 OS / 네트워크 / 프로그래밍 등

대학에 가서 4년간이나 공부하면서 더 자세히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갑작스럽게도 가고 싶어졌다.


게다가 IT업계가 실력을 보고 뽑는다는 것은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실제 실무 종사자들에게 물어보니

대학의 존재는 정말 중요하고, 실제로 다닌 사람과 다니지 않은 사람은 꽤 차이가 크다고들 한다.

가진 지식에서도, 받는 연봉에서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대학에 가고 싶어지는 바람에 개학 이후에는 컴퓨터 공부보다는 학업에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2016년에는 야자시간에 그린IT실에 가서 따로 공부하기보다는 고3이라는 신분에 맞게 공부를 하고 싶다.


스스로가 수학을 공부하면서 재밌다고 느낄 줄은 몰랐다.


2학년 2학기에 이미 끝내야 했던 삼각함수를 공부하면서, 공식을 외우기도 힘들었고, 이해하는것도 어려웠고

미분에 도형까지 합쳐져서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중학교의 도형 공식들을 이용해서 풀기 시작하니까 이제야 수학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물론 한 문제 한 문제 푸는 데에 시간은 매우 오래 걸린다, 실제로 조금 아깝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하나 잡을 시간에 차라리 해답을 봐버리고 여러 문제를 푸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그래도 혼자 문제를 잡고 고민해보고, 계속 풀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해답은 제쳐두고 그 많은 시간을 써 가며 한 문제에 매달리게 된다.


2학년까지만 해도 수학이 싫었지만, 앞으로는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 같다.

수학도 나름 재미있는 학문이고, 나는 그걸 이 학년이 되어서야 깨달았고, 

수능에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할 성적이 나와서 조금 힘들더라도 멈추지 않고 계속 공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컴퓨터 공부할 때 학업에 열중했던 다른 아이들을 따라가기엔 이미 늦었더라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최대한 열심히 살자.

어떻게 살든 인간인 이상 후회할수밖에 없지만, 최대한 그 후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나에게 있어 최고로 잘 사는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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